[문호스트레이독스]
개인 세계관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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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에는 언제부턴가 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길을 걷고 있으면 이국적인 모습의 매력적인 여성이 말을 걸어오는데, 그녀에게 대답을 한 사람들은 전부 어디론가 사라진다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실종 신고는 최근 몇 주 사이에 급증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종자에 대한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한 군경은 결국 탐정사를 찾았다. 실로 묘한 사건이었다. 뜬소문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실종자 수가 많았고, 단서를 확보하자니 목격자가 '전부 사라져버렸'다.
"…어떻게 할까요?"
"일단은 현장 조사부터겠지."
"현장조사요?"
"그래, 란포씨가 출장을 간 지금, 믿을 건 직접 발로 뛰어 얻는 정보 뿐이니까."
"아, 그럼 시장 쪽은 제가 가볼게요."
"그럼 저와 아츠시군은 시내 쪽을 찾아보죠."
그렇게 켄지와 타니자키, 아츠시가 각자 맡은 장소로 향하고서야 쿠니키다는 별 의욕 없이 늘어져 있는 자신의 파트너에게 다가갔다. 쾅. 책상에 수첩을 내려놓는 소리에 그는 그제야 고개를 들고 쿠니키다를 바라본다. 반쯤 넋이 나간 모습에 쿠니키다는 안경을 고쳐쓰며 그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도대체 이 녀석의 의욕은 어디로 날아갔는지. 아니, 애초부터 그런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분명히 그렇다. 한참을 쿠니키다가 쏟아내는 잔소리를 듣던 다자이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컨대, 그 수상한 '이국적인 여성'을 찾으면 된다는 건가?"
"우선은 그렇지. 실종된 사람들은 그 여성을 찾으면 찾게 될 거다."
"뭐, 자네 생각대로 되면 좋겠지만 말이야."
"…무슨 뜻이지?"
"좋지 않은 예감이 들거든."
그렇게 말하며 다자이는 초점이 흐릿한 눈으로 웃었다. 쿠니키다는 쓸데없는 소리 말고 일이나 하라며 그를 강제로 끌고 나왔지만 마음 한 구석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얄궂게도 다자이의 이런 류의 감은 매우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켄지와 타니자키, 아츠시가 나간 곳 외의 장소를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그럴 듯한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별 대단한 소득이 없어 사무실로 일단 돌아가기로 결정한 두 사람은 인적이 드문 길을 걷고 있었다. 쿠니키다의 뒤를 따라 느릿하게 길을 걷던 다자이는 뒤에서 느껴지는 묘한 향에 걸음을 멈췄다.
"안녕, 날 찾고 있던 것 같은데."
"아아, 당신이 소문의 '그'?"
"그래, 벨이라고 해."
벨, Belle, 아름답다. 그녀는 그런 수식어가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등의 중간까지 내려오는 밝은 백금발에 깊은 녹색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다자이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 나와 함께 동반자살 해주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들려온 대답은 '좋아'였다. 그래요, 좋…다고? 다자이는 다시 한 번 확인하듯이 물었고, 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제가 꿈이라도 꾸는가 싶어 다자이는 볼을 가만히 꼬집어 보았지만, 약간의 얼얼함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꿈은 아니었다.
"정말로 괜찮습니까?"
"그래, 정말로."
"그럼 지금 당장이라도…!"
"그렇게 서두를 것 없잖아? 잘생긴 오빠?"
벨은 눈웃음을 웃으며 다자이의 팔을 붙잡았다. 다자이는 웃어 넘기려고 했지만 이내 몸이 무겁게 처지는 기분이 들었다. 눈 앞이 어지러워 미간을 찌푸리며 정신을 붙잡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감겨오는 눈꺼풀을 멈출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제대로 당한 것 같은데. 그런 생각과 동시에 다자이의 몸은 벨의 품으로 떨어졌다.
"멍청하긴. 동반자살 같은 걸 그렇게 쉽게 정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벨은 자신의 품에서 잠든 다자이를 보다 그의 팔에 주사를 깊이 찔러넣고는 웃었다. 연보랏빛의 액체는 조금씩 다자이의 혈액에 섞여들어가며 그의 몸을 타고 돌았다. 주사기의 액체가 전부 사라지는 것을 본 다음에야 벨은 그를 들쳐업고 골목을 나섰다. 쿠니키다가 다자이의 실종을 알아챈 것은, 뒤가 묘하게 조용하다는 것을 느낀 다음이었다. 그는 급하게 다자이와 걷고 있던 골목으로 돌아왔지만, 그 자리에 남아있던 것은 다자이의 타이 뿐이었다.
개인 세계관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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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에는 언제부턴가 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길을 걷고 있으면 이국적인 모습의 매력적인 여성이 말을 걸어오는데, 그녀에게 대답을 한 사람들은 전부 어디론가 사라진다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실종 신고는 최근 몇 주 사이에 급증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종자에 대한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한 군경은 결국 탐정사를 찾았다. 실로 묘한 사건이었다. 뜬소문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실종자 수가 많았고, 단서를 확보하자니 목격자가 '전부 사라져버렸'다.
"…어떻게 할까요?"
"일단은 현장 조사부터겠지."
"현장조사요?"
"그래, 란포씨가 출장을 간 지금, 믿을 건 직접 발로 뛰어 얻는 정보 뿐이니까."
"아, 그럼 시장 쪽은 제가 가볼게요."
"그럼 저와 아츠시군은 시내 쪽을 찾아보죠."
그렇게 켄지와 타니자키, 아츠시가 각자 맡은 장소로 향하고서야 쿠니키다는 별 의욕 없이 늘어져 있는 자신의 파트너에게 다가갔다. 쾅. 책상에 수첩을 내려놓는 소리에 그는 그제야 고개를 들고 쿠니키다를 바라본다. 반쯤 넋이 나간 모습에 쿠니키다는 안경을 고쳐쓰며 그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도대체 이 녀석의 의욕은 어디로 날아갔는지. 아니, 애초부터 그런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분명히 그렇다. 한참을 쿠니키다가 쏟아내는 잔소리를 듣던 다자이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컨대, 그 수상한 '이국적인 여성'을 찾으면 된다는 건가?"
"우선은 그렇지. 실종된 사람들은 그 여성을 찾으면 찾게 될 거다."
"뭐, 자네 생각대로 되면 좋겠지만 말이야."
"…무슨 뜻이지?"
"좋지 않은 예감이 들거든."
그렇게 말하며 다자이는 초점이 흐릿한 눈으로 웃었다. 쿠니키다는 쓸데없는 소리 말고 일이나 하라며 그를 강제로 끌고 나왔지만 마음 한 구석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얄궂게도 다자이의 이런 류의 감은 매우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켄지와 타니자키, 아츠시가 나간 곳 외의 장소를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그럴 듯한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별 대단한 소득이 없어 사무실로 일단 돌아가기로 결정한 두 사람은 인적이 드문 길을 걷고 있었다. 쿠니키다의 뒤를 따라 느릿하게 길을 걷던 다자이는 뒤에서 느껴지는 묘한 향에 걸음을 멈췄다.
"안녕, 날 찾고 있던 것 같은데."
"아아, 당신이 소문의 '그'?"
"그래, 벨이라고 해."
벨, Belle, 아름답다. 그녀는 그런 수식어가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등의 중간까지 내려오는 밝은 백금발에 깊은 녹색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다자이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 나와 함께 동반자살 해주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들려온 대답은 '좋아'였다. 그래요, 좋…다고? 다자이는 다시 한 번 확인하듯이 물었고, 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제가 꿈이라도 꾸는가 싶어 다자이는 볼을 가만히 꼬집어 보았지만, 약간의 얼얼함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꿈은 아니었다.
"정말로 괜찮습니까?"
"그래, 정말로."
"그럼 지금 당장이라도…!"
"그렇게 서두를 것 없잖아? 잘생긴 오빠?"
벨은 눈웃음을 웃으며 다자이의 팔을 붙잡았다. 다자이는 웃어 넘기려고 했지만 이내 몸이 무겁게 처지는 기분이 들었다. 눈 앞이 어지러워 미간을 찌푸리며 정신을 붙잡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감겨오는 눈꺼풀을 멈출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제대로 당한 것 같은데. 그런 생각과 동시에 다자이의 몸은 벨의 품으로 떨어졌다.
"멍청하긴. 동반자살 같은 걸 그렇게 쉽게 정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벨은 자신의 품에서 잠든 다자이를 보다 그의 팔에 주사를 깊이 찔러넣고는 웃었다. 연보랏빛의 액체는 조금씩 다자이의 혈액에 섞여들어가며 그의 몸을 타고 돌았다. 주사기의 액체가 전부 사라지는 것을 본 다음에야 벨은 그를 들쳐업고 골목을 나섰다. 쿠니키다가 다자이의 실종을 알아챈 것은, 뒤가 묘하게 조용하다는 것을 느낀 다음이었다. 그는 급하게 다자이와 걷고 있던 골목으로 돌아왔지만, 그 자리에 남아있던 것은 다자이의 타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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