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스트레이독스]
개인세계관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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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의 실종으로 탐정사는 발칵 뒤집혔다. 평소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사람들도 그의 유류품을 앞에 두고는 자못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쿠니키다는 다시 한 번 주변 탐문을 나섰고, 타니자키는 인터넷 상의 소문을 뒤지기 시작했다. 조사를 하면 할수록 여느때처럼 때가 되면 돌아오겠지, 라고 낙관하기에는 희망적인 소식이 없다는 것에 사람들은 더욱 불안해 했다.
한편, 다자이는 누군가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흐리멍텅한 시야 너머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초점이 천천히 돌아오는 것과 동시에 보인 것은, 낯익은 붉은 갈색의 머리카락과 걱정을 가득 담은 조금 연한 갈색의 눈동자였다. 익숙한 베이지색의 트렌치 코트와 검은색의 스트라이프 셔츠에 다자이는 헛웃음을 웃었다.
"드디어 내가 미쳤나? 헛 것이 보이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사람을 눈 앞에 두고."
"정말 자네인가?"
"정말이지."
다자이는 손을 들어 오랜 친구의 어깨를 잡아보았다. 온기가 느껴진다. 정말 미친 게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게 환상이 아니란 말인가? 그렇다고 하기엔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이 머릿속을 흘러다녔다.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어찌해야 좋을 지 모르겠어서 그저 넋을 놓고 웃었다. 하하하, 하하하하. 함께 웃어주는 사람도 없는 공허한 웃음소리가 허공에 퍼졌다. 이제는 정말 죽어버렸나보다. 그 벨이라는 미인의 공격으로 나, 다자이 오사무는 죽어버린 모양이다. 다자이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토록 바라던 인생의 결말이 자살도 아닌 타살이라니, 그것도 미인의 손에 말이지. 나쁘지는 않지만 만족스러운 결말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죽어버렸다면 살아날 도리는 없다. 그렇게 생각한 다자이는 우선 자신의 감각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오다 사쿠."
"왜 그러지?"
"내 뺨 좀 꼬집어봐. 세게."
다자이의 말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를 쳐다보던 오다 사쿠는 손을 뻗어 있는 힘껏 그의 볼을 잡아 늘였다. 아야야, 아프긴 하군. 그렇게 중얼거린 다자이는 가만히 자신의 볼을 문지르다 바닥에 털썩 드러누워 버렸다. 높은 천장을 보던 그는 문득 여기가 어디지?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지금은 더이상 복잡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한참 탐문을 벌이던 탐정사의 사람들이 알아낸 것은 사라진 사람들이 사라지기 전에 매우 힘들어 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누군가에게서 받았다며 정제된 연보랏빛의 알약을 가지고 왔다고 했다. 가장 최근에 실종신고를 한 사람의 말에 따르면, 조금 들뜬 모습으로 돌아온 실종자의 몸에서는 양귀비의 향이 났다고 한다. 양귀비, 우울증, 그리고 사라진 사람들. 머릿속에서 단서를 조합한 쿠니키다는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마약상이었나."
"엑, 마약…이요?"
"양귀비를 정제하면 상당히 강력한 환각제를 만들 수 있어요."
"그, 그렇군요…. 잠깐만요, 그럼 다자이씨는…."
"딜러에게 납치 된 거지."
"에엑…! 무슨 수로 찾죠?"
"어차피 여기서 벗어날 방법은 그렇게 많지 않다. 군경에 협력을 요청하지."
"알겠습니다. 전 사장님께 보고할게요."
"부탁한다, 타니자키."
마약을 찾는 데에는 훈련된 마약탐지견 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그렇기에 협력을 요청하려던 쿠니키다는 전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르려고 했다. 그러나 조금 뒤에, 그는 다시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마약상이 돌아다니는 데 포트마피아의 움직임이 없었다. 그게 마음에 걸렸다. 이국적인 외모의 여성. 하나같이 아름다웠다고 말하던 그녀는 분명히, 일본인은 아니었다. 그럼 이 도시의 외부인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마피아들은 이 외부인이 돌아다니는 걸 묵인하고 있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이 외부인은 마피아조차도 눈치채지 못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건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복잡해진 머리를 거칠게 손가락으로 흩은 쿠니키다는 전화기를 들어 아까 누르려던 것과는 다른 번호를 눌렀다.
개인세계관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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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의 실종으로 탐정사는 발칵 뒤집혔다. 평소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사람들도 그의 유류품을 앞에 두고는 자못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쿠니키다는 다시 한 번 주변 탐문을 나섰고, 타니자키는 인터넷 상의 소문을 뒤지기 시작했다. 조사를 하면 할수록 여느때처럼 때가 되면 돌아오겠지, 라고 낙관하기에는 희망적인 소식이 없다는 것에 사람들은 더욱 불안해 했다.
한편, 다자이는 누군가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흐리멍텅한 시야 너머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초점이 천천히 돌아오는 것과 동시에 보인 것은, 낯익은 붉은 갈색의 머리카락과 걱정을 가득 담은 조금 연한 갈색의 눈동자였다. 익숙한 베이지색의 트렌치 코트와 검은색의 스트라이프 셔츠에 다자이는 헛웃음을 웃었다.
"드디어 내가 미쳤나? 헛 것이 보이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사람을 눈 앞에 두고."
"정말 자네인가?"
"정말이지."
다자이는 손을 들어 오랜 친구의 어깨를 잡아보았다. 온기가 느껴진다. 정말 미친 게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게 환상이 아니란 말인가? 그렇다고 하기엔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이 머릿속을 흘러다녔다.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어찌해야 좋을 지 모르겠어서 그저 넋을 놓고 웃었다. 하하하, 하하하하. 함께 웃어주는 사람도 없는 공허한 웃음소리가 허공에 퍼졌다. 이제는 정말 죽어버렸나보다. 그 벨이라는 미인의 공격으로 나, 다자이 오사무는 죽어버린 모양이다. 다자이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토록 바라던 인생의 결말이 자살도 아닌 타살이라니, 그것도 미인의 손에 말이지. 나쁘지는 않지만 만족스러운 결말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죽어버렸다면 살아날 도리는 없다. 그렇게 생각한 다자이는 우선 자신의 감각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오다 사쿠."
"왜 그러지?"
"내 뺨 좀 꼬집어봐. 세게."
다자이의 말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를 쳐다보던 오다 사쿠는 손을 뻗어 있는 힘껏 그의 볼을 잡아 늘였다. 아야야, 아프긴 하군. 그렇게 중얼거린 다자이는 가만히 자신의 볼을 문지르다 바닥에 털썩 드러누워 버렸다. 높은 천장을 보던 그는 문득 여기가 어디지?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지금은 더이상 복잡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한참 탐문을 벌이던 탐정사의 사람들이 알아낸 것은 사라진 사람들이 사라지기 전에 매우 힘들어 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누군가에게서 받았다며 정제된 연보랏빛의 알약을 가지고 왔다고 했다. 가장 최근에 실종신고를 한 사람의 말에 따르면, 조금 들뜬 모습으로 돌아온 실종자의 몸에서는 양귀비의 향이 났다고 한다. 양귀비, 우울증, 그리고 사라진 사람들. 머릿속에서 단서를 조합한 쿠니키다는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마약상이었나."
"엑, 마약…이요?"
"양귀비를 정제하면 상당히 강력한 환각제를 만들 수 있어요."
"그, 그렇군요…. 잠깐만요, 그럼 다자이씨는…."
"딜러에게 납치 된 거지."
"에엑…! 무슨 수로 찾죠?"
"어차피 여기서 벗어날 방법은 그렇게 많지 않다. 군경에 협력을 요청하지."
"알겠습니다. 전 사장님께 보고할게요."
"부탁한다, 타니자키."
마약을 찾는 데에는 훈련된 마약탐지견 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그렇기에 협력을 요청하려던 쿠니키다는 전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르려고 했다. 그러나 조금 뒤에, 그는 다시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마약상이 돌아다니는 데 포트마피아의 움직임이 없었다. 그게 마음에 걸렸다. 이국적인 외모의 여성. 하나같이 아름다웠다고 말하던 그녀는 분명히, 일본인은 아니었다. 그럼 이 도시의 외부인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마피아들은 이 외부인이 돌아다니는 걸 묵인하고 있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이 외부인은 마피아조차도 눈치채지 못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건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복잡해진 머리를 거칠게 손가락으로 흩은 쿠니키다는 전화기를 들어 아까 누르려던 것과는 다른 번호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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