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스트레이독스]
If.
다자이 오사무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나카하라 츄야
(Gender swap Version)
※ 젠더스왑(성전환) 주의
※ 호칭, 말투 등에서 다소 달라질 수 있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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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아쿠쨩. 조금 더 빨리 움직일 순 없어?"
"죄, 죄송합니다."
"정말이지, 이러다 다 놓치게 생겼네."
"하지만 결계는 확실히 쳐 놨어요."
"지키는 사람은?"
"…츄야씨요."
뭐, 그러면 결계는 문제 없겠네. 다자이는 기지개를 켜며 마을에서 날뛰고 있는 검은 그림자들을 바라보았다. 어디, 저 녀석들을 어떻게 몰아넣을까. 그렇게 생각하던 다자이는 옆에 서있는 작은 소녀를 보며 히죽 웃었다. 소녀가 다자이의 미소에 당황하며 그녀를 빤히 쳐다보자, 그녀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소녀의 어깨를 잡았다.
"아쿠타가와."
"네, 네?"
"…네 차례야."
"…네?"
"잘 다녀와☆"
"자, 잠깐만요, 선배!?!?!?!"
다자이는 생긋 웃으며 아쿠타가와의 어깨를 강하게 뒤로 밀쳤다. 그 반동으로 몇 걸음 물러나던 아쿠타가와는 그대로 허공에 손을 내저으며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아쿠타가와의 눈에 비친 것은 웃으며 손을 흔드는 자신의 선배였다. 아니, 선배님.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요. 원망스런 눈빛으로 제 선배를 쳐다보던 아쿠타가와는 그대로 몸을 돌려 바닥에 안전하게 착지했다. 착지할 때의 반동으로 살짝 뒤로 밀려난 아쿠타가와는 다시 자세를 잡으며 주머니에서 몇 장의 부적을 꺼냈다.
"진짜 싫다…."
"크르르…."
"이쪽은 안 봤으면 좋겠는데. 너희들 얼굴만 봐도 구역질이 나거든."
아쿠타가와는 긴장한 표정으로 부적을 꼭 쥐고는 천천히 그림자들의 등 뒤로 걸어갔다. 하지만 어느 새 냄새를 맡은 건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그림자에게 둘러싸인 뒤였다. 아, 맙소사. 이를 악문 아쿠타가와는 자기에게 손을 뻗어오는 녀석들을 가지고 있는 부적으로 하나 둘 해치웠지만 혼자서 처리하기엔 너무 수가 많았다. 최대한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하며 걸음을 뒤로 옮기던 아쿠타가와는 그대로 벽에 부딪혔다. 설상가상으로, 부적주머니에 남은 부적도 지금 방어용으로 쓰고 있는 세 장이 전부였다.
"…어라?"
이러면 안 되는데. 넉넉하게 갖고 왔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지금 당장은 방어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어어, 하는 울음소리가 방어벽 너머에서 들려왔다. 보기만 해도 징그러운 그림자들이 여럿 달라붙어 방어벽을 찍어내리고 있었다. 계속 쏟아지는 광기에 가득찬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방어벽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당한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뾰족한 수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 때, 바닥에 석장이 꽂히는 것과 동시에 몇 개의 그림자가 사라졌다.
"오래 기다렸지?"
"선배!!!"
늘씬한 다리를 뽐내며 가장 앞에 있던 그림자를 짓밟은 다자이는 위풍당당하게 포즈를 잡은 채-츄야가 봤다면 당장 그녀의 엉덩이를 걷어찼을 것이다. - 아쿠타가와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곧 뒤를 돌아 그림자를 한 마리씩 확실하게 제거해나갔다. 이제 살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아쿠타가와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자이는 그런 아쿠타가와를 보다가 키득키득 웃으면서 마지막 한 마리를 석장으로 후려치고는 그녀의 앞에 쪼그려 앉아 시선을 마주했다.
"아직도 멀었네."
"그, 갑자기 그렇게 떨어트리는 게 어디있어요!"
"여기. 그리고 다음에도 할 거야."
"뭐라고요!?"
"아쿠쨩은 아직도 준비가 미흡하니까. 익숙해질 때까진 몸으로 굴러야지?"
그렇게 말하던 다자이는 곧 옆에서 날아온 발차기를 맞고 바닥에 엎어졌다. 갑작스런 공격에 놀란 아쿠타가와가 눈을 깜박이며 쳐다본 곳에는 주황머리를 다부지게 묶어올린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는 엎어진 다자이에게 성큼성큼 걸어가 멱살을 잡아올리고는 사정없이 그녀를 흔들며 윽박질렀다.
"몸으로 굴러? 신입을 누가 그렇게 굴리래, 인마!"
"…아하하하하하."
"웃을 일이 아니거든? 아까부터 다 지켜봤어. 너 오늘은 가만히 안 둘 줄 알아!"
"지켜보고 있었으면서 안 구해줬단 말야? 매정한 선배네, 츄야도."
"이!! 네년이 밖으로 쫓아낸 놈들을 없애느라 바빴단 말이다, 다자이!!!"
"이야, 핑계를 대는 건가요, 지금?"
"…아쿠타가와."
"네?"
"…눈 감아."
아쿠타가와는 이를 악물고 말하는 츄야를 보다 그녀가 시키는 대로 눈을 감았다. 오래 지나지 않아 다자이의 비명소리가 츄야의 잔소리 사이에 섞여서 들렸다. 차마 소리도 들을 수 없던 아쿠타가와는 그대로 손을 들어 자신의 귀를 막았다. 잠시 뒤에 손을 두드리는 느낌에 눈을 뜨자, 얼마나 맞은 건지 바닥에 드러 누워있는 다자이가 츄야의 너머로 보였다. 츄야는 앉아있던 아쿠타가와를 일으켜 옷을 털어주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길을 걸어갔다.
"저, 저어…. 츄야 선배."
"응?"
"다자이…선배는요?"
"놔둬. 자기가 알아서 오겠지."
"네,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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